
봉제공장 IoT 전쟁 시리즈: (1) 실시간 데이터와 클라우드의 싸움 · (2) 실시간처럼 보이는 웹의 비밀 · (3) 센서 이상치 판정과 실적 확정

“어제 우리 라인 생산 수량이 몇 장입니까?”
이 질문에 라인 반장의 수기 생산일보, 사무실 엑셀, 검사 공정 집계가 서로 다른 수량을 내놓는 경우를 여러 공장에서 확인했습니다. 세 기록 모두 오류는 아니고, 집계 시점과 집계 공정이 달라서 생기는 차이입니다.
이 차이를 없애려고 계측 장비를 설치하면, 설치 직후 현장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질문이 “이 수량을 실적으로 인정해도 됩니까?”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센서 원시 데이터는 그대로 실적으로 쓰지 않으며, 시제도 이상치 판정을 거친 값만 실적으로 확정합니다.
Monolog V2의 수집 신호 2종
V1은 재봉기에 부착한 진동계측기와 바닥의 압력 페달로 신호를 수집했고, V2에서는 이를 각각 태블릿 카메라와 페달 각도계로 교체했습니다.
- 태블릿 카메라(비전 추론): 작업자 앞 태블릿이 바늘 지점을 판독하여 원단 봉제 구간과 원단을 집고 돌리고 내려놓는 핸들링 구간을 구분합니다.
- 페달 각도계: 페달 판 측면에 부착한 각도계가 페달 답력 각도를 측정하고, 이 값을 유선으로 태블릿에 전송합니다.
두 신호를 결합하여 1사이클을 VA(실봉제)와 NVA(핸들링)로 분해합니다. 따라서 V2의 태블릿은 표시 장치가 아니라 센서 허브 겸 통신 게이트웨이이며, 데이터는 각도계 → 유선 → 태블릿(엣지 집계) → WiFi → 서버 순으로 전송되고 집계 연산의 상당 부분이 태블릿에서 처리됩니다.


센서 오검출 유형
센서는 입력된 신호를 모두 기록할 뿐 그 신호가 실제 봉제 작업인지는 판정하지 않기 때문에, 두 신호 모두 현장 조건에 따라 오검출이 발생합니다.
카메라 신호는 작업자 손이 촬영 범위를 잠시 벗어나면 봉제 중단으로 기록되고, 옆 재봉대 작업자의 팔이 화면 가장자리에 들어오면 실제로 없던 동작이 기록되며, 창가 재봉대는 오후 역광이 강해지면 판정 정확도가 떨어집니다.
각도계 신호는 페달을 헛밟거나 발을 올린 채 떨 때, 케이블 접촉이 순간적으로 불안정할 때 값이 급변하고, 설비 점검을 위해 공회전을 돌리면 실제 봉제와 같은 규칙적인 신호가 기록됩니다.
센서 입장에서는 모두 동일한 입력이므로, 실봉제와 오검출 신호를 구분하는 판정 로직이 별도로 필요합니다.

일일 원시 신호의 급등·급락 구간
재봉대 1대의 일일 신호를 그래프로 그려 보면 대부분의 시간은 일정 범위 안에서 변동하고, 하루 중 몇 차례 설명되지 않는 급등·급락 구간이 발생합니다.

분당 50장 수준이던 수량이 갑자기 180장으로 기록되었다면 해당 작업자의 작업 속도가 세 배로 오른 것이 아니라 오검출이고, 반대로 2장으로 떨어졌다면 작업 중단보다는 태블릿 재부팅 등 수집 중단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값을 그대로 합산하면 일일 실적이 실제보다 높게 집계되고 효율 그래프에 비정상 피크가 생기며, 관리자가 해당 시간대의 원인을 물어도 현장에서 설명할 근거가 없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이상치 판정 기준: 평균 대신 사분위(IQR)
판정 방식은 해당 일자·해당 재봉대의 정상 변동 범위를 산출하여 상한·하한 기준선을 설정하고, 기준선을 벗어난 값을 실적에서 제외하는 것입니다.
관건은 기준선 산출 방법입니다. 가장 단순한 방법은 평균을 구하고 위아래로 편차만큼 폭을 두는 방식인데, 평균은 이상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180장 값 1건만 포함되어도 평균과 편차가 동시에 커져 기준선이 상향·확대되고, 제외해야 할 값이 허용 범위 안으로 들어오는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평균 대신 사분위수를 사용합니다. 하루치 값을 오름차순으로 정렬하여 하위 25% 지점(Q1)과 상위 25% 지점(Q3)을 구하고, 두 지점 사이의 폭(IQR)을 해당 재봉대의 정상 변동 폭으로 보고 여유 폭을 더해 상·하한 기준선을 설정합니다. 중앙값과 사분위수는 극단값 1건이 추가되어도 거의 변하지 않으므로 기준선이 유지됩니다.
기준선은 재봉대별·일자별로 따로 산출합니다. 같은 라인이라도 공정에 따라 사이클 타임이 다르기 때문에, 오버록 공정과 패턴 공정에 동일한 기준선을 적용하면 한쪽은 정상 값이 이상치로 제외되고 다른 쪽은 이상치가 정상으로 통과합니다.

1차 판정은 태블릿(엣지)에서 수행
1편에서 공장 내 로컬 게이트웨이를 “봉제 데이터를 지키는 중간 관리자”로 설명했습니다. V2에서는 그 앞단에 태블릿이 해당 재봉대의 1차 판정을 직접 수행하는 단계가 추가되었습니다.
첫째, 전송 전에 이상치를 제외하는 편이 비용이 낮습니다. 불필요한 신호까지 서버로 올린 뒤 제외하면 그만큼 회선과 저장 용량이 추가로 소요되고, 공장 인터넷 대역폭은 여유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둘째, ANDON 상태등이 즉시 정확해야 합니다. 재봉대마다 설치한 ANDON 상태등은 10칸 게이지로 목표 대비 달성률에 따라 색이 바뀌는데, 서버에서 보정한 값이 몇 분 뒤 내려와 램프 색이 뒤늦게 바뀌면 반장은 이후 램프를 관리 기준으로 쓰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상치를 제외한 값이 처음부터 램프에 반영되어야 합니다.

제외 데이터는 삭제하지 않고 별도 보관
제외한 값은 삭제하지 않고 “제외” 플래그를 붙여 별도로 보관합니다.
이상치는 설비 이상의 선행 신호인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재봉대에서 며칠째 같은 시간대에 재부팅 구간이 발생하면 데이터 오류가 아니라 정비 대상이고, 특정 재봉대에서만 카메라 판정이 불안정하면 태블릿 거치 각도나 조명을 재점검해야 하며, 각도계 값이 반복적으로 급변하면 케이블 체결 상태를 우선 확인해야 합니다. 제외 데이터를 삭제하면 이러한 정비 판단 근거도 동시에 사라집니다.

현장이 시스템 수치를 실적으로 인정하는 조건
공장에 시스템을 도입할 때 가장 어려운 단계는 설치가 아니라, 현장이 시스템 수치를 자기 실적으로 인정하는 단계입니다.
“시스템 수량이 틀렸다”는 지적이 한 번이라도 사실로 확인되면 이후 현장은 모니터 수치를 관리에 쓰지 않고, 반대로 이상한 값을 지적받았을 때 “해당 값은 이 사유로 제외 처리되었다”는 근거를 제시할 수 있으면 그 시점부터 수치에 대한 신뢰가 확보됩니다.
계측 장비 설치는 시작 단계이고, 수집한 신호를 어느 기준까지 실적으로 인정할지 정립하는 작업이 그다음이며 실제로는 이 단계에 더 긴 시간이 소요됩니다.

봉제 생산 용어 노트
VA / NVA
1사이클을 실제 원단을 봉제하는 시간(VA)과 원단을 집고 돌리고 내려놓는 핸들링 시간(NVA)으로 구분한 것. 개선 여지는 대부분 NVA에 있습니다.
원시 신호(Raw Signal)
센서가 전송한 가공 전 값입니다.
이상치(Outlier)
동일 조건의 정상 변동 범위를 크게 벗어난 값. 설비 오작동, 주변 간섭, 비정상 작업 등이 원인입니다.
사분위 범위(IQR, Interquartile Range)
값을 오름차순으로 정렬했을 때 하위 25% 지점과 상위 25% 지점 사이의 폭. 평균과 달리 극단값 영향을 적게 받아 이상치 판정 기준으로 사용합니다.
엣지 집계(Edge Aggregation)
서버 전송 전에 현장 장비(V2에서는 태블릿)에서 집계 연산을 먼저 처리하는 방식입니다.
원시 신호가 공장에서 클라우드까지 전송되는 구조는 1편에서 다뤘습니다.
👉 봉제 공장 IoT 전쟁 (1) : 실시간 데이터와 클라우드의 싸움
다음 편에서는 이상치를 제외한 수치가 라인 끝 모니터와 본사 대시보드에서 서로 다른 형태로 표시되어야 하는 이유를 다룹니다.
👉 봉제공장 IoT 전쟁 (4) : 같은 데이터, 다른 화면 (공개 예정)
